2025.6.1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만난 연극
‘헤다 가블러’ 관람 후기
6월의 첫날, 기분 좋은 햇살 아래 마곡에 위치한 LG아트센터 서울을 찾았습니다.
LG아트센터 서울은 20여년간의 역삼 시대를 마무리하고 마곡에 2022년 새롭게 개관한 공연장입니다.
이곳은 세계적인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Tadao Ando)가 설계한 공연장으로,
특유의 노출 콘크리트, 직선과 곡선의 조화, 자연광 활용이 돋보이는 공간입니다.
대형 유리창을 통해 햇살이 깊이 스며드는 로비는
공연 전후로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건축미는 물론이고 건물 자체가 몇년 안되다 보니
주변경관 및 건물이 너무 깨끗하고 상쾌하기까지 합니다.
공연장 바로 옆에는 서울식물원이 자리하고 있어,
공연 전 산책이나 휴식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식물원 소풍을 즐기는 가족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탁 트인 잔디광장과 실내 온실이 있어 하루 종일
문화와 자연을 함께 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공연 전, 카페 '애즈라이크'에서 간단한 브런치
공연 시작은 오후 2시였지만, 미리 도착해 티켓을 발권하고
지하에 위치한 브런치 카페 '애즈라이크(As Like)’에서 간단한 식사를 했습니다.
당근라페, 계란, 치즈, 토마토, 양상추가 풍성하게 들어간 샌드위치는 보시는 것처럼 너무 커서 반개만 먹었어요.
깔끔한 산미가 느껴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꽤 만족스러웠어요.

🎟 LG아트센터 제작 연극 <헤다 가블러>
LG아트센터가 자체 제작한 연극 <헤다 가블러>는
헨릭 입센의 원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주인공 ‘헤다’ 역에는 오랜만에 무대에 선 이영애 배우,
그리고 김정호, 지현준, 백지원, 조어진 등 내공 있는 배우들이 출연해
90분 남짓한 시간을 긴장감 있게 이끌었습니다.

🧠 연출과 감상의 포인트
이 연극은 고전극이지만, 연출은 매우 실험적이었습니다.
무대 동선, 조명, 실시간 영상, 미디어 아트가 정교하게 결합되어
관객이 공간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따라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었어요.
특히 인상 깊었던 장치는 무대 후면에 투사되는 배우들의 그림자였습니다.
강한 라이트를 이용해 인물의 내면과 고립감을 시각화한 이 장면들은,
대사보다 더 많은 것을 전달하는 듯한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또한 핸드 헬드 카메라로 촬영된 실시간 영상이
무대 위 스크린에 비춰지는 장면들이 중간중간 등장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이영애 배우의 초근접 얼굴 클로즈업 샷들은
마치 광고나 예술영화의 한 장면처럼 정제되고 매혹적인 이미지로 표현되어
인물의 내면을 강하게 부각시켜주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미션조차 극의 일부처럼 연출된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스크린에는 다시 핸드 헬드 영상이 등장하고,
배우가 테이블 위에 놓인 ‘지금부터 15분 동안 인터미션’이라는
텍스트가 적힌 종이를 비추며 휴식 시간을 알리는 방식이었죠.
형식적인 안내 멘트 대신 극의 흐름을 잇는 감각적인 연출 덕분에
몰입이 끊기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 작품이 남긴 메시지
《헤다 가블러》는 단순한 파멸의 서사가 아니라,
여성의 자유의지, 욕망, 자율성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헤다는 사회적 틀과 현실적 제약 속에서 끊임없이 자기 주도권을 얻으려 하지만,
그 욕망은 스스로를 옥죄는 선택들로 이어지고 맙니다.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는 의문을 남기고,
관객은 결국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됩니다.
“나는 지금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자유롭고자 하는 욕망, 그로 인한 고립과 충돌, 그리고 허무.
이 작품은 그 모든 감정을 무대 위에서 강렬하지만 절제된 방식으로 보여주며
공연이 끝난 뒤에도 오랜 여운을 남깁니다.

📝 마무리
안도 다다오의 건축이 주는 고요한 울림과
입센의 고전이 던지는 묵직한 질문이 만난 날.
공연 전의 브런치 타임부터 무대가 끝난 뒤 남겨진 여운까지,
그야말로 하루가 온전히 채워지는 경험이었습니다.
올해 본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을 무대였고,
연극이라는 장르가 아직도 이렇게 새롭고 도전적일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좋은 구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신구·박근형 <고도를 기다리며> 관람 후기|이보다 깊을 수 없는 무대 (2) | 2025.05.23 |
|---|---|
| 4월 30일까지 연회비 납부하면 받는 혜택은? ALL 우리카드 Infinite & Premium 아코르 호텔 특전 총정리! (4) | 2025.04.17 |
| 프리미엄 호텔과 알뜰 쇼핑의 만남 – 조선호텔 멤버십과 랜더스 쇼핑 페스타 완벽 정리 (4) | 2025.04.11 |